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법정에서 풀려나자 네티즌들은 물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은 분기탱천해서 조윤선 박성엽 부부와 이날 선고를 내린 서울중앙법원 황병헌 부장 판사를 맹렬히 비난했다.

▲ 조윤선 전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아 수갑과 포승줄을 풀고 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법정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조윤선 박성엽 부부는 법정에서 나란히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황병헌 판사에게 억울함을 읍소하기도 했다. 조윤선 박성엽 부부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거다. 그렇다면 조윤선 박성엽 부부 입장으로 볼 때 비록 이날 조윤선 전 장관이 집행유예로 석방은 됐지만, 선고의 의미는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했기에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조윤선 박성엽 부부는 항소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조윤선 박성엽 부부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천신만고 끝에 집행유예를 받음으로써 구속 수감 6개월만에 다시 ‘부부의 정’을 나눌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대량의 문건이 발견되고, 이에 더하여 문체부 인사 등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자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고, 이들의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자료나 증인들이 속속 튀어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윤선 박성엽 부부가 항소를 하게 되면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자료나 증거, 증인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만일 항소심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런 경우의 수가 돌출될 경우 조윤선 전 장관의 형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들로 보면 조윤선 박성엽 부부가 항소 포기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즉, 조윤선 박성엽 부부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거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구치소 수감 6개월 만에 이날 풀려났다. 법원은 이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3년을, 조윤선 전 장관에게는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윤선 전 장관을 위해 남편 박성엽 변호사가 제대로 싸워준 거다. 때문에 분기탱천한 네티즌들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은 조윤선 박성엽 부부와 선고를 내린 황병헌 판사의 관계를 캐봐야 한다거나, 조윤선 전 장관의 남편 박성엽 변호사의 로펌의 위력 등을 거론하고 있는 거다.

앞서 조윤선 전 장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증인 조윤선 전 장관을 상대로 18번의 추궁 끝에 조윤선 전 장관의 증언 번복을 받아냈고, 국회 여야 청문위원들은 조윤선 전 장관을 국회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법원은 조윤선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며 위증 혐의에 대해서만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엽 변호사가 매우 안타까워하는 대목이다. 박성엽 변호사도 조윤전 전 장관도 “아휴! 국회 위증만 없었더라면... 무죄를 선고받을 수도 있었을텐데..”라고 독백을 하고도 남을 일이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이날 조윤선 박성엽 부부가 위증죄가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되자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조윤선 박성엽 부부가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국회 위증이 유죄로 판단된 것을 보고 “국회에서 위증하면 처벌받는다는 판례를 남겼다”는 취지로 해석하면서 국회 위상이 올랐다고 자평했다.

조윤선 전 장관은 재판이 끝난 후 다시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로 돌아가 그간 사용했던 물품들을 정리하고 나오면서 석방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재판 성실히 끝까지 임하겠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지는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고 대기 중이던 차량으로 이동했다. 조윤선 박성엽 부부는 반성을 했을까? 아니면 진실이 통했다고 자축을 할까?

조윤선 전 장관은 그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는지 체중이 많이 감소한 상태로 보였다. 헬쓱한 얼굴로 취재진 앞에선 조윤선 전 장관은 기다리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을 가까스로 뚫고 빠져나갔다.

한편 조윤선 전 장관을 변호한 남편 박성엽 변호사의 발언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박성엽 변호사는 지난 3일 블랙리스트 관련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조윤선 전 장관의 무죄를 주장하며 “피고인이 구속된 뒤 집에 돌아와 텅 빈 방을 보면서 ‘지켜주겠다’는 다짐을 지키지 못해 무력감을 느꼈다”면서 “전념을 다했으나 하늘의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 바 있다.

이날 조윤선 박성엽 부부 재판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자들에 대한 무더기 선고가 이뤄졌다. 조윤선 박성엽 부부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즉시 수갑과 포승줄 등 계호도구가 풀어졌지만, 반대로 불구속 재판을 진행하다가 이날 1년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에서 구속되는 날벼락을 맞은 인사도 있다.

먼저 조윤전 전 장관과 함께 법정에 섰던 공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조윤선 전 장관은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박성엽 변호사가 크게 한숨 돌리는 순간이었다.

조윤선 박성엽 김기춘 등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뒤섞인 이날 법정에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서울구치소로 수감됐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 나머지 관련자 전부에도 징역형이 내려졌는데, 이로써 블랙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1심 판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무리됐다. 조윤선 전 장관과 박성엽 변호사는 향후 박근혜 전 대통령 면회를 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고, 조윤선 박성엽 부부가 항소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