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이 돌아왔다. 박기영은 90년대 초 박정현, 김윤아 등과 함께 당대 최고의 여성 가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박기영은 잇따른 표절논란, 소속사 분쟁으로 방송활동을 할 수 없었다. 더불어 박기영은 힘든 가요계 생활을 잊고 결혼생활을 이어갔으나, 이마저도 올해 초 이혼으로 끝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박기영의 이처럼 굴곡진 인생에도 불구하고, 지난 18일 복면가왕에서 보여준 그녀의 노래는 많은 팬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화려한 복귀를 예고했다.

박기영은 뛰어난 노래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빛을 받지 못한 가수로 남았다. 박기영은 비록 데뷔 초부터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김윤아와 비교되며 큰 주목을 받았으나, 김윤아와 라이벌 구도를 원했던 소속사의 반강제로 박기영은 평소에 원치 않던 ‘락’노래를 불러야 했던 괴로운 신인시절을 보냈다.

▲ 박기영이 지난 18일 복면가왕에 출연해 여전히 녹슬지 않은 노래실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또한 그렇다 보니, 박기영의 데뷔 초 소속사가 밀었던 ‘싱어송라이터’의 이미지는 허상에 불과했다. 박기영 스스로가 ‘락’분야의 노래를 좋아하지 않았던 만큼, 스스로 작곡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보니 박기영은 ‘외부작곡가’가 작곡한 곡을 마치 자기가 만든 노래처럼 불렀으며, 이로 인해 결국 ‘표절 논란’으로 박기영이라는 가수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더불어 박기영은 소속사와 분쟁에 시달리며 한동안 가수활동을 할 수 없었다. 박기영의 소속사가 박기영 4집 앨범 발매 이후, 부도가 나게 돼 대표가 잠적하게 됐으며, 그때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던 박기영은 다른 소속사의 수많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갈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기영은 다시 다른 소속사에 옮겨 앨범활동을 했으나, 전 소속사의 갈등으로 악성루머에 시달려야만 했으며, 이로 인해 한동안 방송활동에 떠나 은둔생활을 거듭했다.

박기영은 이 사이 전 소속사와 법정 다툼에서 만난 전 남편과 연을 맺어 결혼을 하게 됐으며, 슬하에 딸을 낳으며 불행한 과거를 딛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 올해 초 전 남편과 성격 차이로 결국 이혼을 하게 됐으며, 현재는 홀로 딸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지난 18일 ‘복면가왕’에서 박기영의 모습은 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기영은 여태껏 많은 공백과 시련을 겪으며, 서린 한과 아직도 기죽지 않은 그녀의 노래 실력은 많은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무대 마지막에 박기영이 말한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워킹맘이 너무 힘들다. 대한민국 워킹맘들 모두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처럼 당당한 워킹맘으로 돌아온 박기영이 다시 한 번 팬들 앞에서 멋진 노래로 화답해주기를 현재 팬들은 박기영의 다음 노래를 무척 기대하고 있다.

김병탁 기자  kbt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