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찰 경호원 멱살을 잡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와 내티즌들의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멱살을 잡힌 경호원은 국회경비대 소속 파견 경찰관으로, 국회의장 경호를 전담하는 경호팀 소속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밤 새누리당 의원들 70여명은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고 성토하다 급기야 정세균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정세균 의장의 이날 오전에 있은 개회사 내용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선교 의원이 의장실 경호원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경호원의 멱살을 잡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한선교 의원은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잠행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한선교 의원의 폭력적인 행동이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 1월7일에도 국고보조금 불법 유용을 심층취재하던 뉴스타파의 강모 여기자를 밀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 한선교 의원의 폭력적인 행동이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선교 의원은 지난 1월7일에도 국고보조금 불법 유용을 심층취재하던 뉴스타파의 강모 여기자를 밀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한선교 의원이 출입을 제지당하자 경호원의 멱살을 잡으며 항의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문제의 보도 내용은 전날 밤 한선교 의원이 의장실 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모습을 ‘뉴스1’이 포착한 사진과 함께 언론에 보도되면서 기정사실화 되어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한 국회 관계자는 2일 “의원들에 이어서 기자들이 우르르 밀려들어가는, (의장실 내부에서) 저지를 하든 안 하든 간에 뒤에선 사람들이 계속해서 밀려들어가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들이 (먼저) 들어왔고 이어서 카메라기자들도 따라오기 시작하니까, 들어갈 때 여자 기자 한 분이 그 앞에 있던 상황이었고 경호원들이 들어가지 말라고 반대쪽으로 밀치려는 걸 한선교 의원이 거기서 경비원을 막아 서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에 포착된 사진을 관찰해보면 한선교 의원이 의장 집무실 안에서 한 여기자 옆에 선 채 경호원의 멱살을 일부러 움켜진 듯이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처음부터 의장실 출입 제지 대상이 아니었고, 당시 상황이 한선교 의원이 경호원과 1대 1로 실갱이를 벌일 상황이 아니었으며, 계속해서 기자들이 밀려들어가는 순간 촬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한선교 의원이 ‘멱살 잡이’ 직후 취재진들에게 “들어오시라”고 독려하기도 했다면서, 그 직후 상황을 찍은 영상을 제시했다.

한선교 의원의 이와 같은 ‘멱살 잡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자 인터넷과 ‘SNS’ 상의 네티즌들은 한선교 의원의 ‘멱살 잡이’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면서 “이런 것도 국회의원의 특권이냐? 당장 처벌하라!”는 등의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드세어지기 시작했다.

언론에 보도된 해당 영상이나 사진에는 경호원과 의장실 직원 등이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출입을 시도하는 기자들을 제지하는 가운데, 혼란 속에서 인파에 짓눌릴 뻔한 일부 여기자들의 비명이 들리기도 한다. 한선교 의원은 이 난장판 속에서 의장 비서실과 집무실이 연결된 문가에 서서 수 초간 기자들의 출입을 돕다가 한선교 의원 자신도 함께 의장실 안으로 밀려들어간다.

멱살잡이 논란의 당사자인 한선교 의원도 이날 채널A 방송에 출연해 비슷한 내용의 진술을 했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취재진들이 의장실에 가니까, 밖에서 들어가질 못하고 안에선 일부 의원들이 들어가 의장과 같이 앉아있었다”면서 “거기(의장 집무실 출입문)를 터주다가 경호원한테도 좀 밀리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한선교 의원은 이어 “(멱살 잡이를 하게 된 과정에 대해) 저도 모르게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랬다. 저도 몰랐다가 ‘뉴스1’ 사진을 보니까 그렇게 됐더라”라며 “제가 길을 터 주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멱살잡이로 비친 한선교 의원의 행동에 고의성은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일이 알려지자 2일 한 전직 경찰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한선교 의원을 맹렬히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고 이 글에 경찰 여럿이 옹호하는 댓글을 달면서 논란은 후끈 달아 올랐다.

글을 올린 경찰관은 “아무 잘못도 없이 멱살 잡힌 저 못난 사람이 내 동료”라며 “사람들 시위 좀 하면 사회 혼란 세력이라고 법치주의라는 개념을 끌어 들이는 분들이 평화로운 국회에서 아무 잘못도 없는 경찰의 멱살을 잡았다”고 한선교 의원의 멱살잡이를 맹렬히 비난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한선교 의원 멱살잡이 비판글에 덧붙여 “(한선교 의원이)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호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폭행을 하며 경찰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면서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정당하게 공무를 수행하는 모든 경찰관의 직무수행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사실상 한선교 의원이 폭력을 사용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죄행위가 있음을 분명히 지적했다.

한선교 의원의 ‘멱살잡이’ 논란은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 발언으로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4선 의원인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이 항의 도중 경찰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일로 논란을 사게 되면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에 전직 경찰관이 한선교 의원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경찰인권센터장(소장)을 맡고 있는 장신중 전 경찰서장은 2일 “국회의장 경호경찰관을 폭행한 한선교 의원을 공무집행 방해로 형사고발하겠다”면서 “범법자 한선교 의원을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멱살 구설수’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사 발언으로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4선 의원인 한선교 의원이 항의 도중 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일로 논란을 사고 있다.

장신중 소장은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 페이지에 한 의원을 형사고발할 고발인을 모집 중인데, 이는 곧 고발인단을 구성에 단체고발 형식을 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장신중 소장은 “경찰관의 직무수행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부심과 긍지”라면서 “경찰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한선교 의원의 행동이야말로 갑질 수사대상 1호”라고 한선교 의원의 멱살잡이 행태를 맹렬히 비판했다.

4부 요인과 대통령에게는 경호원의 경호를 받는 특혜가 제공된다. 국내에서 경찰 등이 경호를 하는 인사는 전·현직 대통령 외에도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가 있다.

장 소장은 “대통령을 경호하는 경호경찰관과 국회의장을 경호하는 경호경찰관은 다르지 않다”면서 “한 의원이 대통령 경호경찰관에게는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