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상조사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관련 그간 정부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은폐에 대해선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여왔다. 국회에서도 어렵게 수많은 이들의 눈물속에 ‘세월호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다수당 새누리당의 ‘1인만을 바라보는 당 운영’으로 인해 세월호특별법은 순항하지 못하고 번번이 암초를 만나야 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진상조사를 위한 세월호 진상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 이석태) 조사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주민 민변 출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특조위가 요구하면 123정 CCTV본체 제출하겠다”는 해경의 답변을 받아냈다. 즉, 그간 사라지고 없다는 세월호 관련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해경123정내에 설치됐던 CCTV가 아직 보존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와 관련 많은 여건이 개선됐다. 이제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416연대는 21일 성명을 내고 세월호 참사 당시 가장 먼저 출동했던 해경123정 CCTV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성명을 내고, 국회차원의 특검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앞서 박주민 당선인은 지난 19일 국회 상임위 의원실을 통해 ‘해경이 보유한 123정 CCTV 사본 일체’ 를 요구했으나, 이에 대해 해경은 ‘현재 P123정 CCTV 본체와 별도로 그 사본(영상)을 보관하고 있지 않으며, CCTV 본체는 목포해경서에 보관 중에 있다’고 밝히고 ‘세월호 참사 당시 TRS 녹취록을 국회, 감사원, 검찰에 음성 파일 원본과 같이 제출되었음에도 조작 의혹이 계속 제기되어 CCTV 사본(영상)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박주민 당선인은 이에 대해 “특별한 내용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왜 끝까지 공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며 ”신속하게 CCTV 본체와 영상을 공개해야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경측도 “CCTV 본체는 목포해경서에 보관하고 있으니 원한다면 언제라도 직접 시청할 수 있다”며 “(특히) 특조위가 요구하면, 본체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조위는 즉각 해경123정 CCTV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고,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또한 21일 성명을 내고 해경123정 CCTV 제출요구와 함께 그간 이를 숨기려던 정부 당국을 맹렬히 비판했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국면이다. 아울러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세월호 참사 및 가습기 살균제 관련 청문회를 당장이라도 열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두 가지 현안에 대해 ‘청문회와 특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제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 이제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는 처음부터 완전히 새판을 짤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됐다.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이하 416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해경의 123정의 CCTV 감추기”라면서 “구조책임 실패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는 진실을 은폐하다니, 특별법 개정과 특검의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주장했다.

416연대는 이어 “국가 공권력이 세월호 참사의 구조 문제에 대한 결정적 증가가 될 수도 있는 증거를 은폐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야말로 충격적이고 경악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면서 “2014년 4월 16일 참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123정(해경 함정)의 폐쇄회로 CCTV 본체를 해경이 보유 중임에도 불구하고 해경은 유가족과 언론사에 3차례나 없다고 했다.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러나 언론보도 등 문제가 불거지자 해경은 부랴부랴 말을 바꾸고 ‘정보공개청구 대응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해경 123정 CCTV 조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목포해경도 은폐 사실이 밝혀지자 이제 서야 특조위에 CCTV 본체를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참사가 있은 지 2년이 지나서야 123정 CCTV 영상 4개 모두가 공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증거가 2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확인 할 수 있게 된 작금의 현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우연하게 벌어진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정부여당의 일관된 조사방해와 진실은폐 기도에 따른 필연적 산물이다.

세월호 참사는 결코 단원고 희생학생들과 그 유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 수많은 인명들이 당국의 무대책 무책임 무관심 속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어처구니없이 희생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 제대로 된 보상을 국가가 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다.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는 반드시 시작부터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