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이 쓰레기장에 숨었다? 보수논객 지만원씨가 법정 출석해 ‘지만원 잡아라’라고 외치는 분노한 광주시민들을 피하는 과정에서 한때 쓰레기장에 몸을 숨기는 봉변을 당했다. 지만원씨는 19일 피고인 신분으로 앞으로 있을 공판을 조율하는 준비공판기일에 법정에 출두했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지만원씨(75)는 과거 1980년 5월18일 광주시민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맞서 거세게 저항하며 민주화운동을 벌인 것을 두고 당시 시민군을 ‘북한군’으로 비방해 광주시민들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 지만원씨 개인 트위터를 갈무리했다. 보수 논객 지만원씨는 광주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다 검찰에 의해 기소돼 19일 공판에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방청객들과 거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만원씨가 쓰레기통으로 몸을 숨긴 이유는, 이날 지만원씨가 법정에 출석하는 과정부터 광주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고성을 들어야 했는데, 거칠게 항의하는 광주시민들과 지만씨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몸싸움 소동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지만원씨는 이날 “나를 폭행한 사람들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지만원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형사11단독(판사 김강산)에서 열린 ‘명예훼손 혐의’ 관련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의견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공판준비기일이란, 본격적인 재판을 진행하기 앞서 피고와 원고(형사의 경우 공판검사) 상호간에 서로에게 유리할만한 조력자 및 증거, 증인, 자료들을 취합하는 과정으로 공판준비기일이 있음으로써 향후 정밀하면서도 원활한 재판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재판준비작업에 해당한다.

지만원씨의 이날 재판이 끝나자 법정을 나서는 지만원씨에게 이날 재판을 참관했던 방청객들이 일제히 “누가 빨갱이냐?”, “지금 당장 지목해라!”, “어떻게 5.18을 간첩으로 몰 수 있느냐?”고 고성을 지르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지만원씨가 답변을 하고 자리를 뜨려하자 방청객들은 “지만원 잡아라!”라고 고함치며 지만원씨를 뒤쫓았다. 지만원씨와 방청객들은 이런 와중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고, 법정 경위들은 이를 말리며 지만원씨를 안전하게 도피시키려 안내하기도 했다.

다급한 지만원씨는 뒤를 쫓는 일행을 따돌리려 법원 청사 내 쓰레기장에 잠시 몸을 숨겼지만, “우리가 빨갱이냐?”고 외치며 뒤쫓아온 방청객들이 지만씨가 숨은 쓰레기장 문을 열어젖히고 지만원씨와 한덩어리가 돼 몸싸움이 벌어졌다.

겨우 법원을 빠져나온 지만원씨가 택시를 잡아 떠나려하자 이들 방청객들은 도로에 누워 택시의 진로를 저지했다. 지만원씨는 이에 대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것도 법원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나를 폭행한 사람들을 경찰에 신고했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광분했다.

한편, 지난 4월 지만원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5.18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들을 게시하고 ‘광주에 파견된 북한특수군’이라면서, 구체적인 인물과 인명까지 거론하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같은 지만원씨의 게시글은 일일베스트저장소(일명 일베)와 오늘의유머(일명 오유), 각 포털 카페와 블러그, SNS상에 퍼지기 시작했고,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검찰은 이같은 지만원씨의 행위가 허위사실을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가 있다며 지만원씨를 법원에 기소했다.

또한 앞서 광주 5.18민주화운동 관련 유족회와 5.18기념단체 등 광주 시민단체들은 지난 3월 “지만원씨가 5.18민주화운동을 북한특수군의 소행이라며 5.18민주화운동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면서 지만원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