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서울중앙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한명숙(71) 전 국무총리의 추징금 집행팀을 꾸려 환수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검찰에 특정인의 이름을 딴 추징금 환수팀이 만들어진 것은 2013년 5월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환수팀’ 설치 이후 두 번째다.

한 전 총리는 지난 8월 대법원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천만원이 확정돼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하는 등 자발적인 추징금 납부가 어렵다고 판단, 집행팀을 꾸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한 전 총리 측에 추징금 납부명령서와 독촉서, 강제집행 예고장을 차례로 보냈으며, 한 전 총리 측의 재산 사항을 파악하고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권 등을 압류조치했다.

현재 한 전 총리는 본인 명의 재산이 거의 없어 추징금 완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지난 3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한 전 총리의 재산 신고액은 1억8835만2000원에 불과하다. 예금 2억2371만3000원, 서울 상암동 아파트에 대한 전세 임차권 1억5000만원 정도를 갖고 있으나 개인 채무가 3억90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예금 2억여원은 판결 선고 시점인 8월에는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추징금 납부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한 전 총리에 대해 ‘전두환 추징법’(공무원 범죄의 몰수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이 법안을 적용하면 한만호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건넨 돈 가운데 한 전 총리의 여동생이 전세자금으로 사용한 1억원짜리 수표가 추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또 한 전 총리가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지난 2013년 9월 16일 이후 제3자에게 처분한 대상도 추징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처분한 재산이 많지 않고, 올해 1월 전두환 추징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이 제기된 만큼 실제 법 적용 여부는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전 총리 변호인은 “수표 1억원의 경우 한 전 총리의 범죄 사실이 아닌 비서 김모씨의 범죄 사실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면 한 측근은 “사법체계를 부정하는 건 아닌 만큼 가능한 추징금 납부 방식이 있는지 가족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이 신문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