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세무조사 기간 79일로 전체 평균의 2배 넘어... 홍종학 “대검 중수부 폐지처럼 조사4국도 폐지해라”... 국세청 ‘탈세적발’ 아닌 ‘세수확보용 쥐어짜기 세무조사’... 국세청 조사4국은 ‘중수부’ ‘저승사자’로 불려, 폐지해야 - 기사 요약

박근혜 정부 들어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도가 2배로 높아진 사실이 밝혀졌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에 따르면, 국세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위해 관할청을 바꿔 실시하는 ‘교차조사’ 건수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특히 국세청 내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배당된 조사건수도 최대치에 이르는 등 국세청이 유례없는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30일 국세청이 쥐어짜기식 세금 걷이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30일 오전 “서울청 조사4국은 장부 압수수색에 해당하는 일시보관(일명 ‘예치조사’) 방식을 활용하는데다 수사기간도 일반적 조사에 비해 2배 가까이 길다”며 “이와 같은 방식의 고강도 세무조사는 박근혜 정부 들어 뚜렷해져서, 세수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탈세적발’이 아닌 ‘세수확보용 쥐어짜기식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종학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까지 교차조사가 실시된 건수는 총 31건으로, 2014년 한해 실적인 26건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특히 31건 중 16건이 서울지방국세청으로 배당되었고, 이 중 50%인 8건이 국세청의 ‘중수부’ ‘저승사자’ 등으로 불리는 조사4국에 배당돼,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교차조사는 관할 지방청이 아닌, 타지역 지방청이 진행하기 때문에 비교적 세무조사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정권차원의 ‘포털 길들이기용’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다음카카오 세무조사의 경우도 관할지인 부산청이 아닌, 서울청 조사4국에서 교차조사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참고로 교차조사란, 일반적으로 세무조사는 해당 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관할 지방청이 실시하지만, 교차조사의 경우는 관할 지방청이 아닌 다른 지방청이 대신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국세청은 향토기업과 세무관서 사이의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차조사를 하며 ‘조사처리사무규정’에 근거해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 ‘조사처리사무규정’에 따른 요건은 ▲납세자가 사업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장소의 소재지와 납세지가 관할을 달리하는 경우 ▲일정한 지역에서 주로 사업을 하는 납세자에 대하여 공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는 등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세무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세무조사 대상 납세자와 출자관계에 있는 자, 거래가 있는 자 또는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한 경우 ▲세무관서별 업무량과 세무조사 인력 등을 고려하여 관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 ‘조사처리사무규정’에 따라 각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본청에 교차조사를 신청하면, 본청이 일괄적으로 관할지를 조정해 각 지방청에 배당한다. 교차조사를 배당받은 해당 지방청장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부서를 지정해 조사를 실시한다.

교차조사는 조사처리사무규정에 따라 엄격히 시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홍종학 의원은 각 관할 지방청이 본청에 교차조사를 요청할 때 제출하는 검토조서와 교차조사가 들어간 근거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국세청은 개별납세자의 정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홍종학 의원은 “금년도 상반기에만 교차조사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어느 때보다 세무조사 강도가 센 것으로 보인다”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 연속 세입부족을 겪는 국세청이 전방위로 쥐어짜 세수확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의 활동성이 저해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세청 조사4국의 고강도 세무조사 결과 조사건수가 비슷한데도 부과세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기조사만 실시하는 서울청 조사4국은 기업들에게는 ‘저승사자’로 통할 만큼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하기로 유명하다. 2014년 조사4국의 법인사업자 조사 건수는 97건이며, 총 1조4369억을 부과했다. 2013년 98건에 비해 조사 건수는 비슷하지만, 건당 부과액은 14년 148억1,340만원으로 2013년 145억6,938만원에 비해 늘어났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는 조사4국의 부과세액이 전년에 비해 2배 늘어나, 박근혜 정부 들어 그만큼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4국이 장부 압수해가는 ‘일시보관’도 다른 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조사4국의 회계장부, 컴퓨터 등을 압수해가는 장부 일시보관(예치조사) 건수가 눈에 띄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조사4국의 일시보관은 101건으로 법인·개인·부가가치세·양도소득세에 대한 전체 세무조사 건수인 121건의 83.5%에 달한다. 즉 조사4국이 실시하는 대부분의 세무조사는 장부 일시보관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세청 전체의 일시보관 비율이 2014년 10%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홍종학 의원은 이점에 대해 “2012년 국정감사에서부터 국세청의 일시보관 행태에 대해서 지적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근거없이 국세청의 자의적인 판단 하에 장부 일시보관을 한다”며 특히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장부 일시보관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조사4국의 일시보관 비율이 많은 것은 그만큼 고강도 세무조사를 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조사4국 평균 조사기간 전년보다 늘고 전체 평균의 2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4국의 건당 평균 조사기간은 2014년 79일로 국세청 전체 평균 조사기간인 36.2일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3년 조사4국의 평균 조사기간인 69일에 비해서도 10일이 넘게 늘었다. 특히 2014년 80일 이상의 세무조사는 29건에 이르며, 50일 이상에서 80일 미만은 63건에 달한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세무조사 기간은 국세기본법 제81조의8의 규정에 따라 조사대상 세목·규모·업종·난이도 등을 고려해 기간이 최소한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학 의원은 그러나 “조사4국은 국세청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 조사기간 동안 전방위적으로 기업들을 쥐어짜 세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4국이 어떻게 세무조사 기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홍종학 의원은 덧붙여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중수부를 폐지한 것처럼 국세청도 중립적·객관적 세무조사를 위해 조사4국을 폐지해야 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