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감독체제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슬란드(라르스 라예르베크 &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한인협 = 장문기 기자]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원정에서 제압하며 사상 첫 메이저 대회 본선 가능성을 높인 아이슬란드가 최대의 저력으로 젊은 선수들과 공동감독체제에서 나온 요인으로 꼽아서 공동 감독체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만들었다.

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펼쳐진 ‘유로 2016 예선 A조’ 조별리그 7차전 경기에서 아이슬란드는 후반 5분에 터진 시구르드손의 결승골에 힘입어 네덜란드를 0-1로 제압해 선두자리를 유지하였다. 선수 구성이나 모든면에서 네덜란드에게 열세일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이날 승리로 아이슬란드는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가졌고 남은 예선전에서 단 1승만 보태면 본선 진출을 확정지어 새로운 역사를 쓰이게 되는 순간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에서는 1989~1990년 출신 선수들이 대거 유럽 빅리그에서 실력을 기르면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하지만 또다른 면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공동감독체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보통 감독 한명에 여러 코칭스테프들을 이루는것과 다르게 아이슬란드는 지난 2013년 이후 부터 스웨덴 출신 감독 라르스 라예크베크와 자국 출신인 헤이미르 하들그림손과 함께 공동 감독체제로 나선 팀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활약할 정도로 공동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펼쳐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는 팬들에게도 알려졌던 것처럼 본선행을 향한 꿈을 이어가게 만든 시발점이 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아이슬란드가 시행하고 있는 공동감독체제가 많이 어색할 수도 있다. 왜냐면 국내축구계나 다른 축구계를 보다라도 공동감독체제를 펼쳐보인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과거를 제외한 현대에 들어서 공동감독체제를 갖춘 팀은 열팀중에 한팀이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 KBS 예능 프로인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에서 공동 감독을 수행하는 안정환과 이을용

프로팀에서는 1998년 리버풀이 로이 에반스와 제라드 울리에가 공동감독을 맡은 적이 있었고 프로팀은 아니지만 최근에 방영중인 ‘KBS’ 예능 프로그램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에서도 역시 안정환과 이을용이 공동감독으로 나타낼 정도이니 공동감독체제를 갖춘 팀을 보는 것도 행운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하지만 가까운 국가대표팀에서는 나름대로 나타났던 체제가 공동감독체제였다.

그도 그럴것이 아이슬란드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감독이기도 한 라예크베크는 2000년 자국 스웨덴 감독으로 취임할 당시 5년동안 토미 소더베리와 공동감독으로 활약하였고 이후 펼쳐진 메이저 대회인 2002 월드컵과 유로 2004 대회때는 변함없이 공동감독으로 이름을 알려 공동감독체제로 노하우를 쌓은 특이한 이력이 있다.

또다른 예로는 이보다 한참 전인 1966년 프랑스 국가대표팀 으로써 아주 잠깐 이었지만 스페인 출신 호세 아리바스 감독과 프랑스 출신 장 스넬라 감독이 공동감독체제로 몇경기를 치룬 사례가 있어서 어느정도 했음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 같은 공동감독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1인 감독체제에서 나타난 역량을 두배 이상 쏟을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감독시스템으로 간다면 감독 1명이서 여러명의 코칭스테프들과 함께 이루어가며 팀을 구성하는 것이지만 공동감독체제에서는 원활한 분위기 연출과 그에따른 위기상황 대처에서도 발휘할수 있는 감독의 능력이 더 발휘되는 여건을 만들어주어 더 많은 힘을 구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어느정도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 과거 스웨덴 대표팀 시절 공동 감독직을 맡은 라르스 라예르베크 (우)

실제로 이번 아이슬란드의 모습을 보더라도 두 공동감독은 유럽 내에서 활약중인 자국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전략으로 선수구성에 나섰고 그 결과 조직력에서 최강점을 둔 팀으로 탈바꿈 시키며 공수 균형이 잘 잡힌 팀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그 기반을 가진 아이슬란드 대표팀은 이번 유로 예선에서 큰 돌풍을 일으킬 정도였으니 공동감독으로 나선 두 감독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자기 자신이 직접 선임하여 고른 감독이 아닌 성격이 다른 감독이 내정될 경우 각기 다른 성격을 띄운 두 명의 공동감독체제에서는 선수 구성이나 모든면에서 갈등의 근원지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에까지 놓여서 오히려 내적인 문제에 심한 갈등이 초래될 것으로 보일 수도 있어서 그로인한 조심성에 매우 민감하다는 부분이 최대 단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감독체제는 축구계에서도 여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많은 팬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만큼 축구계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으로 공동감독체제로 전환한 유명한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아서 공동감독체제가 외국에 비하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모험심이나 그런 면을 고려한다면 어느정도는 해봐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어서 공동감독체제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만들었다.

좋으면서도 혹은 나쁘면서도 하는 미묘한 면모를 갖춘 공동감독체제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독특함으로 나타내주는지 생소하기만 한 공동감독체제로 돌풍을 일으키는 아이슬란드의 행보속에 오늘도 축구팬들은 이 독특한 체제를 널리 알리고 있는 두 감독의 활약속에 공동감독체제의 면모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