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조희선 기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사고 해역에서 선체 수중촬영에 나섰으나 해양수산부에 의해 제지됐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7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4·16 가족협의회가 세월호 수중촬영을 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피해자와 국민이 직접 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 직후 배를 타고 사고해역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등의 제지로 돌아와야 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안전을 고려해 수중촬영 입수는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해경서와 협의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팽목항으로 돌아왔던 가족협의회는 다시 사고 해역으로 출항, 갈등이 우려된다.

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후 448일째, 9명의 미수습자들이 세월호 안에 갇혀 있는 기간이자 가족들이 겨우 버티면서 살아낸 기간"이라며 "지난해 11월 초 수중수색 구조를 중단한 뒤 8개월간 세월호를 방치한 정부는 선체인양 과정과 그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차단할 필수적인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협의회는 이달 말까지 9~10일의 작업일 동안 수중촬영을 할 예정이다.

촬영에는 수중촬영 전문가인 고태식 잠수사가 팀을 맡으며 가족협의회 회원 3~4명도 상시로 촬영현장에 동행한다.

세월호 선체 수중촬영은 선체의 상태를 정밀촬영함으로써 미수습자 유실방지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선체인양 후 선체훼손 등의 이유로 일어날 수 있는 분쟁과 마찰을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이며 앞으로 약 1개월간 진행된다.

가족협의회는 "무작정 선체를 인양한다면 그 후 논란과 갈등이 생길 것이 분명한데도 정부는 가족들의 여러차례 건의에 묵묵부답했다"고 직접 수중촬영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가족협의회는 "88수중개발에서 수중 촬영한 기존 영상을 달라고 해양수산부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직접 수중촬영에 나서기 직전에야 해수부가 넘겨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