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용빈)는 30일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게 “피고인은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할 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은 적정하다”고 설명하며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 전 의원의 지시로 송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팽모(45)씨는 감형돼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다만 피고인 김형식의 압박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과 범행을 자백하고 뉘우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김형식이 피해자에게서 5억여 원을 받은 점이 차용증 및 매일기록부로 확인 된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쉽지 않은 용도변경을 약속해 피해자의 폭로에 압박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살인동기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팽씨가 김 전 의원에게서 살인을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데 대해 “피고인 김형식이 살인을 교사하지 않았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까지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범행 후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자신에게 자살을 지시하는 피고인 김형식에게 배신감을 느껴 자백한 것이라는 진술 경위에 비춰 신빙성이 인정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팽씨가 범행 후 중국으로 도피하고 자신의 단독범행을 밝히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은 김 전 의원을 보호하고자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려고 한 것이라고 진술한 점도 사실로 인정했다.
한편 김 의원은 2010~2011년 송모씨로부터 빌딩 용도변경 대가로 5억2000만원의 금품과 접대를 받고 도시 계획 변경안 추진이 무산되자 친구인 팽씨를 시켜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한 팽씨는 김 의원의 지시를 받고 작년 3월 송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5년에 처해졌다.
정유경 기자 yukyeong.j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