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경찰서는 23일 5명이 숨진 인천 강화군 화도면 글램핑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이다.

[한인협 = 백세영 기자] 지난 22일 새벽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 화재로 사망자 5명과 부상자 2명이 발생한 가운데 재발을 막기 위해 '안전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캠핑장이 몰려있는 ‘캠핑 천국’이지만 개정된 법에 따라 등록된 캠핑장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강화 캠핑장 화재 사고로 '안전 사각지대'라는 점이 확인된 글램핑장은 도내에 얼마나 있는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물론 도에서도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서둘러 '뒷북' 전수 조사와 안전 점검에 나섰다.

경기도가 7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사고를 계기로 도내 537곳의 캠핑장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선다.

23일 한국관광공사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민간 캠핑장 504곳과 오토캠핑장(자동차 야영장) 13곳, 공공기관 캠핑장 20곳 등 모두 537개 캠핑장이 운영되고 있다. 캠핑장 10곳중 3곳꼴은 경기도에 있다는 얘기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자연환경이 뛰어난 점 등이 경기도를 '캠핑 천국'으로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지역에 있는 등록 캠핑장은 자동차 캠핑장을 포함해 17곳에 불과하다. 33곳중 1곳꼴이다.

모든 야영장이 안전기준을 갖추고 시·군 허가(등록)를 받도록 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의 유예기간이 오는 5월말까지여서 대부분 아직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게 주된 이유지만, 일반 캠핑장은 물론 법령 개정 이전부터 등록대상이었던 자동차 캠핑장 상당수조차 여전히 미등록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무늬만 캠핑장이고 사실상 숙박업소인 글램핑장·캠핑장에 대한 등록을 의무화하는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마련한 상태다. 오는 5월까지 캠핑장을 등록시켜 소화기·대피로 등을 확보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선 캠핑장 등록보다 구체적인 허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캠핑장으로 등록하기 위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담당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제대로 갖췄는지 확인한 후 허가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한다는 것이다.

도는 이날부터 4월 말까지 캠핑장이 침수, 유실, 산사태, 낙석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위치해 있는지, 캠핑장 내 시설배치도와 비상시 행동요령 등을 게시하고 있는지, 야영장 규모에 맞는 소화기를 확보하고 있는지, 야영장 내외부에 대피소를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만일 등록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고도 등록을 하지 않은 캠핑장이 있다면 신속한 등록을 유도하는 한편 안전기준을 갖추도록 계도할 계획이다.

현재 도내에 운영중인 캠핑장 10곳중 8곳꼴은 산지나 농지 등에 불법으로 캠핑장을 조성해 법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한 곳에 대해서는 시·군 산지·농지 등 해당 부서를 통해 폐쇄 조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야영장을 운영하려면 농지나 산지의 토지용도를 바꾸고 일정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은 법적으로 등록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면밀한 관리가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등록을 독려하고, 불법 운영되는 캠핑장은 행정적으로 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