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협 = 박귀성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사드(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약칭 AIIB)을 둘러싼 한-중-미-일 주변국과의 외교적 관계와 사회 논란과 관련해서 “우리는 진정한 주권국가라고 자부하기에 부끄럽다”고 말해 국가적 자긍심과 진정한 자주국방을 호소했다.

▲ 21일 효창공원에 마련된 안중근 의사 가묘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식'이 엄숙하게 거행됐다.

문재인 대표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소재 효창공원 내 3의사묘지 안중근의사 가묘에서 엄수된 ‘안중근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식’(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에 함세훙 이사장, 김원웅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과 함께 참석해 참배와 헌화하고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진정한 광복은 아직도 까마득하기만 하다”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한반도 사드 배치, 우리나라의 중국주도 AIIB가입 문제 등을 거론하고 국가 독립성에 대한 범국민적 자각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식을 맞아서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린다”며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은 일제의 혹독한 탄압에 맞서 빼앗긴 조국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광복의 그날까지 온몸으로 항거했다”고 열사들의 독립정신을 회고했다.

문재인 대표는 나아가 “그러나 오늘 우리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희생 앞에서 부끄럽다”며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면서 동시에 분단 70년인데, 우리는 분단으로 인한 고통과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리민족의 광복과 분단현실을 적시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중)와 유인태 의원(좌), 김현미 대표비서실장(우)이 21일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안중근 의사의 뜻을 기리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진정한 광복은 아직도 까마득하기만 하다”며 “전시작전 통제권,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약정, 사드미사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문제 등은 진정한 주권국가라고 자부하기에도 부끄럽게 만든다”고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에 대해 자아비판적 각성을 제기했다.

문제인 대표는 이어 “한편으로는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 없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통한 우경화와 군사 대국화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일본의 현 작태를 비판하여 일본의 반성과 자숙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나아가 “안중근 의사께서는 화국미성 유강개(和局未成猶慷慨)라고 하셨다”며 “즉 ‘평화 시국을 못 이루니 오히려 슬프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을 곁들이고 “우린 아직도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슬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제 순국 105주년 맞아 우리 후손들은 안중근 의사님의 깊은 뜻을 실천할 때가 됐다”며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은 평화의 애국심이며, 평화를 통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더 잘살게 해야 애국”이라고 말해, 안중근 의사와 자신의 정견을 접목했다.

문재인 대표는 “새정치연합은 안중근 의사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며 “주권국가에 걸맞는 위상을 확보해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막고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오늘 추모식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정신이 겨레사랑과 민족혼으로 계승되길 바란다”며 이날 추모사를 맺었다.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로서 취임한 이후 이곳 안중근 의사 묘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달 2.8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다음날인 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소재 국립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당일 오후 이곳 효창공원을 찾아 백범 김구 선생과 윤봉길, 안중근 의사 등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대체로 문재인 대표의 이날 참석과 추모사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이어가겠다는 문재인 대표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의의를 분석하고, “과거 우리나라의 ‘친일, 친미’성향의 정치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진정한 민족의 독립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전통 야당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 정치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유인태 의원, 김현미 대표비서실장 및 당직자 등이 참석했으나, 새누리당 소속 인사들은 보이지 않았는데,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식’ 행사가 거행된 이곳 효창공원에는 안중근 의사 유해가 우리나라로 봉환될 경우를 대비해 지난 1946년에 만들어진 가묘가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